전체상품목록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OPEN THAT BOTTLE DAY 🍾

📝 Vol.36 February 25

 

매년 2월 마지막 주 토요일은 아껴 둔 와인을 꺼내어 마시는
'OPEN THAT BOTTLE DAY (오픈 댓 보틀 데이)’에요.
이름 그대로 고이 모셔 두기만 했던 와인을 열어 마시는 날이죠.
근데 그거 아세요?
와인은 코르크가 아니라 맛을 열어야 된다는 사실을요.

#1. 열려라 와인, 열려라 맛!

OPEN THAT BOTTLE DAY의 ‘OPEN’은 단순히 와인 코르크를 오픈하는 날이 아닙니다.
‘아껴 뒀던’ 와인을 여는 기념비적인 날이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껴 둔 와인이라는 건 크게 두 가지를 뜻합니다.
첫째, 아까워서 못 딴 와인. 둘째, 맛을 위해 묵혀 둔 와인.
김치도 아니고 와인을 묵힌다고요?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오랜 시간을 두어야 최상의 맛을 내는 와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와인의 ‘맛이 열린다’고 표현하죠.

사실 와인을 한 번이라도 마셔봤다면 와인이 열리는 현상을 경험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와인은 코르크를 열어 산소에 닿는 그 순간 맛이 변하니까요.
와인이 담긴 잔을 돌리는 것도 산소와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서죠.
그런데 와인은 코르크를 열지 않아도 맛이 변합니다.
미세한 공기가 코르크 입자 사이를 오가며 산화작용을 일으키거든요.

 

지나친 산화작용은 와인의 맛을 변질시키지만
장시간, 은밀하게 진행된 산화작용은 와인의 풍미를 배가시키는 ‘숙성’의 역할을 합니다.
텁텁하고 떨떠름했던 탄닌은 벨벳처럼 부드러워지고
자극적이었던 과실의 풍미는 향수처럼 매혹적으로 변하게 되죠.

예컨대 단 맛이 강하고 신 맛이 낮은 와인의 경우 3~4년 정도 숙성하면 산도는 높아지고
당도는 부드러워지면서 균형감 있는 와인으로 재탄생합니다. 그리고 숙성으로 완성된 그 풍미가 와인 메이커가 의도한 진짜 와인의 맛인 셈이죠.
와인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이 좋은 빈티지의 와인을 셀러 속에 몇십 년씩 묵혀 두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2. 기다리면 복이 와요

 

그렇다면 어떤 와인이든 묵혀 두면 맛이 좋아질까요? 아쉽게도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숙성이 진행되는 정도, 산지나 품종, 생산지의 환경, 포도를 수확한 해의 기후에 따라
맛이 열리는 타이밍도 달라집니다.
특히 가격이 저렴한 데일리 와인은 잠재 숙성력 자체가 낮습니다.
그래서 빠른 시간 내에 마시는 게 좋습니다.

반대로 고급 와인들은 숙성력이 높아 시간에 따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구매 후 추가적인 숙성을 진행하면 고유의 풍미와 복합적인 구조감이 발현돼
최상의 맛과 향을 지니게 됩니다. 특히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1등급 와인은 타닌이
부드러워지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구조감이 탄탄한 리슬링의 경우, 기본적으로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을 지녀 당도가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하는 생산 후 5~10년 사이에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장기 보관이 가능한 와인을 고르는 팁 하나.
보통 이런 와인들은 와인이 숨을 쉴 수 있도록 스크류캡이나 합성 고무 코르크가 아닌, 천연 코르크 마개를 사용합니다.
또한 보관 가능 기간에 따라 코르크 마개의 길이도 달라집니다. 중간 길이의 코르크 마개를 지닌 와인은 2~5년, 그 이상의 보관이 가능한 와인은 더 긴 코르크 마개를 사용합니다.
내가 마신 와인의 코르크 마개 길이가 다른 코르크 마개보다 길다면 숙성 잠재력이 좋은 와인이었다는 걸 판단할 수 있겠죠.

#3. LET’S OPEN!

 

어쩌면 원하는 와인을 먹고 싶을 때가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최상의 타이밍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맛의 최정점에 이른 와인을 맛보는 것도 여러분의 와인 라이프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돌아오는 2월 26일, 오픈 댓 보틀 데이엔 두 병의 와인을 준비해 보세요.
지금 당장 마셔도 좋을 와인 한 병과 다음 와인데이에 마실 수 있도록 숙성이 가능한 와인 한 병으로요. 기다리다 지치면 먼저 맛볼 수 있고, 몇 년을 기다리면 더 맛있는 와인을 맛볼 수 있으니 손해 볼 건 없을 테니까요.
와인이 맛있게 익어가기를 고대하며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면 시간은 금세 흘러갈 겁니다.


매장찾기 카카오톡 임시아이콘
상단으로